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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_정태의 독서란/기타

[영화] 도가니 리뷰


분노, 더러움, 찝찝함, 정의감

합리적인 것의 단점



여행을 다녀온 직후 개봉 소식도 듣지 못했던 영화가 흥행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기대도 없는 상태에서 보고 싶었지만 흥행의 열기는 나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뉴스에서 인용될 정도의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 '도가니'

소설로 이것을 먼저 접했다는 친구에게 듣게 된 말은

'흥분과 분노로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영화는 나에게 처음에 사용된 말들의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영화의 결론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회로부터 변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도가니에서 느껴진 분노는 불합리한 법과 약자를 지키지 못하는 사회 구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 국가는 모든 사람을 보살피지 못하고 있다.

복잡하고 긴 재판 과정, 당사자가 아닌 보호자의 합의 만으로 용서받는 벌, 듣지 못하는 자(약자)에대한 무배려, 전관 예후라는 관례, 혈연으로 이어진 기업구조

약자들과 나는 이런 것들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걱정하기에 앞서 먼저 나 자신을 위한 방비는 충분할까?
 

최근에 다녀온 인도 여행에서 자그마한 것을 알게되었다.

어느 비행기의 긴급 상황의 대처 방법에서도, 노약자나 유아를 먼저 돌보는 것이아니라,

본인이 먼저 구급 마스크를 착용한 이후에 그들을 돕도록 지시한다는 것이다.

내가 변화됨을 막기 위해서는 지식, 돈, 권력 등이 기본적인 수준으로 갖춰져야 하지 않을까?


내 신념에 의하면 법은 합리적인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고쳐지면서 집행되고 있다.


대학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들었던 민법 강좌에서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비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법들도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고, 그것을 이해하고 나면 자동으로 암기할 수 있다는 것을.

그렇지만 합리적인 것은 비 합리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영화에서처럼.


법의 선처를 바라고 만들어진 합의라는 제도가 남용되고, 선배의 배려로 생겨난 전관 예후가 악용된다.

이런 것들로부터 보호받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회가 변화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나아가 약자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수준을 지키는것과 함께, 마음!을 잃지 않는 있는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약자로 태어난 이들을 분명 우리는 보호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부터 강해지자, 아니 그 전에 마음을 잃지 말자. 

가해자인 교장, 장로 형제들, 선생, 수위아저씨 들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일까?

물질과 권력 앞에서 마음을 잃어버린 우리 모습일지도 모른다.



해변에서 했던 헬렌켈러의 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아니다.'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헬렌켈러의 말은 이런 것은 아니었을까?

'남을 위한 봉사에서 오는 감동은 가장 아름다운 것이고, 그것은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것이다.'

이제라도 그 진한 감동을 마음에 새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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